캔디와 함께 아이들과 헤어지기...

사랑했다.
미친듯이 사랑했다.
언제나 넘치는 사랑을 가진 나였기 때문에 무한한 사랑을 끊임없이 줄 수 있었다.
지난 1년간 아이들은 재미없는 인간이었던 나에게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웃어주었고, 사랑을 주었다.
녀석들 잊지 못할거야...
아이들과 헤어짐이 결정된 그 순간 난 헤어짐의 순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나와의 헤어짐은 어떤 느낌일까
난 이렇게 슬픈데...
보고싶을 것이다.
미친듯이 사랑했고, 미친듯이 사랑을 주었다.
이젠 그 사랑을 끊어야 한다.
너무나 공허할텐데...

하지만 아이들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쉽게쉽게 적응하듯
나와의 이별을 그리 슬퍼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선생님에게 적응하는데는 아무런 준비도, 노력도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외로움과 그리움은 오직 나의 몫이었다.

"선생님의 학생 사랑은 짝사랑이다."

언젠가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을 하고 있는 선배가 소주 한잔을 마시며 내게 해 주었던 말이다.
짝사랑. 그래서 무한하고, 그래서 아프단다.
짝사랑.
그래 내가 아주 심각한 짝사랑을 하고 있었구나...

아이들과의 이별을 준비하기로 했다.
캔디와 함께


여러분 눈을 감으세요.
오랜만에 마인드 컨트롤을 해 봅시다.
눈을 감으세요. 보현이 어서 감아. 해선이도 감고.
눈을 감고 선생님이 말하는 데로 상상을 따라오세요.

난 캔디를 켜서 준비해 두었던 음악을 틀었다.
작은 강의실에 캔디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캐런 앤, not going any where

온 세상이 하얗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온세상이 하얗습니다.
걸어갑니다. 하염없이 걸어갑니다. 하얀 세상을 뚜벅뚜벅 걸어가세요
뒤에는 여러분의 발자국이 남습니다.
세하얀 온세상에 여러분이 걸어가고 그 뒤에 여러분의 발자국이 남습니다.
걸어가면서 앞을 보세요
앞에 까만 점이 하나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점을 향해 걸어가세요 점이 점점 커집니다.
자세히 보니 점이 네모군요. 더 가까이 가세요.
점점 네모가 커집니다. 네모의 형상을 알아볼 수 있게 된 순간
그것이 갈색의 네모난 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문으로 다가갑니다. 문은 새하얀 온세상에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그 문으로 다가갑니다.
문을 여세요.

딸깍.

문을열고 들어갑니다. 문을 열었더니 방엔 책이 가득하고
책상이 하나 놓여있습니다. 책상으로 다가갑니다.
의자를 빼서 앉습니다. 책상위를 바라봅니다.
책상 위에는 액자가 4개가 있습니다. 액자를 하나씩 하나씩 살펴봅니다.
첫번째 액자를 보세요. 원장선생님 사진이 있습니다.
아이고 무서워라.

아!!!!

아이들은 진저리를 첬다. 귀여웠다.
두번째 액자를 보세요. 예쁜 수학 선생님입니다.
수학선생님 참 좋지요. 참 예쁘십니다.

키득키득

아이들은 소리네어 웃었다. 사랑스러웠다.
세번째 액자를 보세요. 잘생기고 멋진 영어선생님입니다.
영어 선생님 참 멋있습니다. 그죠?

네!

아이들은 대답했다. 살짝 질투가 났다.
아이들은 잘생기고 키가 크고 남자다운 영어선생님을 멋있어했다.
선생님들의 질투.
이것도 짝사랑이라 그런걸까.

네번째 액자를 보세요. 국어선생님이 있습니다.
와 멋있다.

우웩!!

아이들이 장난쳤다. 장난인 줄 알면서도 아주 쬐끔 섭섭했다.
영어선생님만 멋있다고 하고 이놈들...
난 질투쟁이 선생님이 될까.

네번째 액자를 들어보세요. 잡아서 국어선생님 사진을 꺼냅니다.
책상의 서랍장을 열어보세요. 열어서 국어선생님 사진을 집어 넣습니다.
그러고 보니 서랍에 아주 잘생기고 멋진 사람의 사진이 들어 있네요.
그 사진을 꺼내서 국어 선생님 사진이 들어있던 액자에 꽂아 둡니다.
이제 책상에서 일어나서 의자를 다시 제자리로 정리해 둡니다.
다시 문으로 다가가서 문을 열어서 온세상이 하얀 곳으로 나갑니다.
다시 온세상이 하약 곳에서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온세상이 하얗고 내가 걸어가는 발자국만 남아 있습니다.

이제 눈을 뜨세요.

캔디의 노래를 끄고 난 강의실을 나갔다. 그리고 새로운 선생님이 강의실로 들어갔다.
그렇게 아이들과 헤어졌다.
그리곤 액자속에 있듯 더 훌륭하고 멋진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칠 것이다.

아이들은 나를 잊을 것이다.
너무 쉽게 잊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부족했을 지라도 내가 미친듯이 주었던 나의 사랑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캔디가 노래를 불러주고, 내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마지막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의 이미지를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짝사랑. 선생님의 학생 사랑은 짝사랑이다.

by 지니 | 2007/12/30 09:39 | Things. | 트랙백(6) | 덧글(9)

트랙백 주소 : http://baetaenet.egloos.com/tb/120952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Buy valium o.. at 2009/01/29 11:51

제목 : Buy valium without prescript..
Buy valium online without prescription. Buy valium without a prescription. Buy valium without prescription....more

Tracked from Adipex p fre.. at 2009/01/29 19:29

제목 : Adipex without a prescription.
Adipex no prescription. Buy adipex without a prescription....more

Tracked from Buy valium o.. at 2009/01/30 06:33

제목 : Buy valium without prescript..
Buy valium online without a prescription. Buy valium without prescription....more

Tracked from Generic viag.. at 2009/02/02 20:32

제목 : Viagra soft without a prescr..
Prescription drug laibility viagra vioxx. Generic viagra no prescription....more

Tracked from Vicodin. at 2009/02/04 04:39

제목 : Dangers of vicodin.
Darvocet vs vicodin. Vicodin....more

Tracked from Vicodin. at 2009/02/04 18:02

제목 : Vicodin without prescription.
Vicodin....more

Commented by ... at 2009/03/22 23:57
왜 전 이걸 이제 본 것일까요..
2년전것을 왜 이제 보았을까요..
Commented by Anselmus at 2009/03/24 12:42
그러게...ㅋㅋㅋㅋㅋㅋ 왜 이제야 보았니
Commented at 2009/03/24 19:1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이정희 at 2009/03/24 22:37
2년 후에봐도 다시 돌아가서 열심히 공부하고싶네요. 그리고 그때 마지막 액자의말이 짐작이 왜지금와서 이해가가는지모르겟네요
Commented by Anselmus at 2009/03/26 13:16
정희구나. 참 반갑네. 잘 지내고 있지?^^
이제 어떻게 지내고 있나? 날 잊지 않고 이렇게 찾아와주니 고맙네
내가 글을 많이 쓰지 않았더니 너네들이 이렇게 잘 찾아오는구나^^
보고싶네
다음에 방학 되면 한번 보자꾸나. 나 보러 오렴.ㅎ 종종 연락하면서 지내자!ㅋ
Commented by 이정희 at 2009/03/26 18:18
네 ㅋ 요즘 시험이 4월 중순이라서 바쁜데 이렇게라도 소식을전할수잇어서 좋네요 ㅋ 다시 엣날로 너무 돌아가고싶어요 ㅋㅋ
Commented by 김기윤 at 2009/04/03 23:56
안녕ㅋㅋ 며칠전에 생일이었군...
늦었지만 추카 히히^^~~
Commented by 상영 at 2009/04/14 00:30
오빠..난 글 기다리고 있어..!~~~ ㅋㅋ 워 아이 니~爱你的颖。
Commented by 지승구 at 2009/04/17 01:08
후 안녕하세요.. ㅎㅎ 오랫만에 뵙네요 선생님..
다시 이렇게 불르게 될줄은 생각치도 못했군요..
추억을 매일 매일 생각하는 저인데 공부하던 그시절이 오늘은 그렇게 그립고 ..좋았던걸 이제서 느끼게되네요..흐흐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중학교때 공부가 참쉬웟다고 또 한번느껴지게되네요 그리고 한번이라도 좋으니 추억을 회상하며 선생님을 뵙고싶습니다..그리고 예전에 한번씩 해주던 좋은 한마디가 기억되네요.. 그리고 이 곳을 와서 또 좋은 한마디가 제눈에 비치는군요.. 그리고 만나면 또 듣고싶네요 그중 여기서 본것중 젤 기억에남는것..
'선생님의 학생 사랑은 짝사랑이다'.. (여전히 대단한 명대사시네요 후훗..)
한번 뵙고싶습니다 ㅎㅎ 언제라도 말씀해주세요.. 그때까지.. 좋은 하루 되시길..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