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 힘을주세요.

어릴 적 나는 컴퓨터를 일찍 시작한 편이었다.
286이 보편화 되고
386이 막 나오기 시작할 무렵
아버지께서는 신문물은 빨리 접해야 한다시며
아파트 단지에서 3집밖에 없었던 컴퓨터를 사주셨다.
386. 1년도 되기전 486이라는 괴물이 등장했지만
난 행복했고, 즐거웠다.

어릴적 누구든지 같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도스'라는 시스템으로 컴퓨터를 만저가면서 익히길 시작했던 나.
그 당시에도 '게임'으로 컴퓨터를 배워나갔다.
게임을 더 잘하기 위해
더 재미있는 용량이 큰 게임을 나의 컴퓨터로 옮기기 위해
디스켓의 버그를 줄이기 위해
난 컴퓨터를 배워 나갔고, 그렇게 점점 게임에 빠져들었다.

언제부터인가 게임을 하지 않았고,
그렇게 게임에서 나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래서 이제 게임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도 오래된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스타크래프트 이후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을 뿐이다.
몇몇 나를 한동안 열광시켰던 게임들은 그 장면장면만이 남이 있을 뿐
제목들이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 게임도 있었던 듯하다. 게임을 통해 MP, HP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익혀가던 나
RPG라는 게임의 장르가 등장하고 거기에 푹 빠져 버리던 나
그때도 RPG게임은 환타지가 가장 인기였다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한 건, 내게 있던 가장 공격력이 좋았던 용사가 HP가 다 닳아 죽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나에겐 1인의 마법사가 남아 있을 뿐이었다.
왕은 용사의 능력으로 세번은 공격을 더 해야만 이길 수 있었다.
그때 난 마법사로 용사의 HP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고
그 덕으로 용사는 자신만 외로이 남아 왕과 싸움을 했다.
그리고 승리했다.
물론 그 전에 마법사는 용사에게 HP를 올려준 대가로 숨을 다 했었다.

자신을 희생하고 타인에게 힘을 주었던 그 기억.


고전 게임에 대한 나의 기억의 마지막 장면이다.



신년이었다. 핸드폰에는 베터리가 없었다.
소녀는 소년과 신년을 함께 맞고 싶어했다.
하지만 소녀와 소년의 집은 아주 멀어 밤을 함께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목소리라도, 숨소리라도 함께 하고 싶어했다.
그렇게 함께하고 싶었지만 내 핸드폰에는 베터리가 없었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
그날도 소년은 도서관에서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선생님이 되기 위한 준비. 그날도 공부를 하느라 핸드폰 베터리가 없는 줄도 몰랐다.

그때 캔디가 생각난 건 정말 우연이었다.
항상 난 캔디의 베터리를 무엇보다 우선했다.
항상 어덥터를 가지고 다니며 캔디를 충전했다.
움직일 때면 동영상 강의나 음성 강의를 듣고 다니는 나였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충전을 하는 것은 내게 무척 중요했다.
그날도 캔디는 충전되어 있었다.
그리고 난 USB를 통해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작은 USB 케이블을 가지고 있었다.
작은 USB 케이블.
캔디와 핸드폰을 연결했다.
충전을 알리는 빨간불이 드러왔다.

캔디는 옛날의 그 마법사같았다.
자신을 희생하고, 핸드폰에게 힘을 주었다.

그렇게 소년은 왼손에는 캔디를, 오른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소녀와 통화를 했다.
그 모습은 분명 우스꽝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소녀와 함께 맞는 신년을 가질 수 있었다.
소녀의 음성과 함께하는 신년맞이, 행복했다.

Thank you, Candy / You're welcome
Cause You're closed to me, I'm Happy

by 지니 | 2008/01/03 21:30 | Thing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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