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효진이



 
      효진이

효지이, 할매 어딨노?
병원에......

다섯살박이 효진이는
언제나처럼
개살맞게 눈웃음을 지어 보인다

효지이, 오빠 안아주라
민우 안아줄끼다

간난쟁이 민우는 숙모가 바빠
이모할매 작은 등에 업히어 있다
숙모는 잠을 못자 눈이 뻘겋다

효지이, 엄마가 좋나 아빠가 좋나?
아빠 엄마 ...... 할무니

당신께서 병원에 계실 때에도
우리네 할매라며 고사리 같이
당신의 아픈 손을 꼬옥 잡았단다

효지이

효진이는 왜 이리 손이 많은지
모두가 구슬프게 울고 있는지
오늘도 개살맞게 웃음 짖는다




지난 2003년이었던가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슬픔속에서 너무나 이쁘던 효진이를 보고
나만의 감상에 젖어 시를 썼다
효진이, 지난 11월, 그렇게 5년만에 그것도 5년을 꽉 채우고 6년 째가 되어서야
효진이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이젠 너무 커버려서, 효진이는 나를 보고는 부끄러움에 도망을 갔다
여전이 이쁘기만 한 요조숙녀이다
이쁘고, 이쁘다.

아직 얼마 먹지 않은 나이이지만,
이렇게 어린 사촌 동생들이, 나중에 커버린다면
나를 보며 웃어줄까
특히나 사춘기라는 시기가 닥쳐오면
나를 보며 웃어줄까
자신의 자아가 한창이나 강할텐데, 그때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항상 함께하는 부모님 조차도 거부하고 싶을 나이가 올텐데
나를 보며 웃어줄까
하는 걱정들이 스며든다.

'사촌'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커버린 나를 오빠라고 부르는,
내 친구의 조카보다도 작은 효진이를 보면서,
그리고 효진이의 여전히도 개살맞은 웃음을 보면서
조용히 커피를 마시고, 음악을 듣는다.

웃어 줄거야... 개살맞게ㅋ-



by Anselmus | 2009/01/07 09:54 | Diar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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